매달 야심 차게 재무제표를 열어보지만, 정작 돈이 어디서 벌리고 어디로 새는지 파악이 안 되시나요? 인터넷에 떠도는 표준 회계 계정과목 분류표를 그대로 복사해서 사용했더니, 우리 회사만의 특수한 거래는 어디에 기록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회사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거울인 재무제표가 뿌옇게 보인다면, 그 시작은 바로 우리 회사에 맞지 않는 계정과목 체계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의 옷이 아닌, 우리 회사에 꼭 맞는 맞춤 정장 같은 계정과목 체계를 만들어 보세요.
우리 회사 맞춤 계정과목 체계 구축 핵심 요약
- 첫째, 우리 회사의 업종과 거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 둘째, 자산, 부채, 자본, 수익, 비용이라는 회계의 큰 뼈대를 세우고 회계기준에 맞춰 기본 구조를 설계합니다.
- 셋째, 회사의 관리 목적에 따라 계정과목을 세분화하고, 회계프로그램 사용을 위한 일관된 계정코드 체계를 부여합니다.
왜 우리 회사만의 계정과목이 필요한가
모든 회사는 저마다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조업, 도소매업, IT 서비스업 등 업종에 따라 주요 수익과 비용의 발생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가령, 제조업에서는 원재료, 제품과 같은 재고자산의 흐름이 중요하지만, IT 기업에서는 개발비, 산업재산권과 같은 무형자산 관리가 핵심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K-IFRS나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제시하는 표준계정과목을 기본으로 하되, 우리 회사의 경영 활동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도록 계정과목을 추가, 통합 또는 세분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세무회계를 넘어, 정확한 원가회계와 성과 분석을 위한 관리회계의 첫 단추를 꿰는 일입니다.
1단계 사업의 특성과 정보 이용자 파악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회사가 어떤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지, 그리고 이 회계 정보를 누가, 왜 필요로 하는지 정의하는 것입니다. 경영진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할까요? 마케팅팀은 광고선전비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하고 싶을 수 있고, 개발팀은 프로젝트별 투입 원가를 알고 싶을 수 있습니다. 외부 투자자나 금융기관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볼 것입니다. 이처럼 정보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면 어떤 계정과목을 더 세분화하고 관리해야 할지 방향이 명확해집니다.
2단계 회계의 기본 구조 설계하기
계정과목의 가장 큰 틀은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의 구성 요소로 나뉩니다. 이는 회계원리의 기초인 ‘거래의 8요소’와도 직결됩니다. 이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분 | 대분류 | 주요 계정 | 표시되는 재무제표 |
---|---|---|---|
재무상태표 계정 | 자산 | 유동자산 (현금, 보통예금, 외상매출금, 상품), 비유동자산 (토지, 건물,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 재무상태표 |
부채 | 유동부채 (외상매입금, 단기차입금, 미지급금), 비유동부채 (장기차입금, 사채, 퇴직급여충당부채) | 재무상태표 | |
자본 |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 재무상태표, 자본변동표 | |
손익계산서 계정 | 수익 | 매출, 영업외수익 (이자수익, 임대료, 유형자산처분이익) | 손익계산서 |
비용 | 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 (급여, 복리후생비, 여비교통비), 영업외비용 (이자비용, 기부금, 유형자산처분손실), 법인세비용 | 손익계산서 |
이 5가지 대분류 아래에 중분류(유동자산, 비유동자산 등), 소분류(당좌자산, 재고자산 등)로 점차 가지를 쳐나가며 체계를 구체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회계 담당자는 차변과 대변의 원리를 떠올리며 각 계정의 잔액이 재무제표 어느 위치에 자리 잡게 될지 머릿속에 그려야 합니다.
3단계 계정과목 세분화 및 코드 부여하기
관리 목적에 따른 계정과목 설정
기본 구조를 잡았다면 이제 우리 회사에 필요한 계정과목을 구체적으로 추가할 차례입니다. 예를 들어, ‘판매비와관리비’ 항목을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회계프로그램에는 급여, 복리후생비, 통신비 등이 기본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가 온라인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광고선전비’를 ‘네이버광고비’, ‘구글광고비’, ‘인플루언서마케팅비’ 등으로 세분화하여 각 채널의 효율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더존(Douzone)과 같은 ERP 시스템에서 분개하고 전기할 때 매우 유용하며, 정확한 재무제표분석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논리적인 계정코드 체계 수립
계정과목을 설정했다면 전산회계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도록 고유 번호, 즉 계정코드를 부여해야 합니다. 코드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만들어야 확장성과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자산: 10000번대
- 부채: 20000번대
- 자본: 30000번대
- 수익: 40000번대
- 비용: 50000번대 (제조원가), 80000번대 (판매비와관리비), 90000번대 (영업외비용)
위와 같이 대분류별로 번호 대역을 설정하고, 하위 분류로 내려갈수록 뒷자리를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누구나 쉽게 코드만 보고도 계정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코드는 결산 과정에서 시산표, 총계정원장, 계정과목별원장 등을 조회하고 오류를 찾아내는 데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4단계 계정과목 해설서 작성 및 교육
훌륭한 회계 계정과목 분류표를 만들어도 실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특히 신입 사원이나 비재무 부서 직원들은 어떤 거래를 어떤 계정과목으로 처리해야 할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마시는 커피 비용을 ‘복리후생비’로 처리할지, ‘소모품비’로 처리할지 회사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계정과목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사용 지침, 실제 분개 사례를 담은 ‘계정과목 해설서’를 만들어 전사에 공유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이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일부로서, 회계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고 회계감사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5단계 정기적인 검토와 업데이트
회사는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거나, 정부 정책이 바뀌거나, 관리 방식이 고도화되면서 기존의 계정과목 체계가 더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1년에 한 번, 결산이 끝난 시점에 계정과목 체계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불필요하게 세분화되어 사용 빈도가 낮은 계정과목은 없는지(계정과목통합), 반대로 너무 많은 거래가 하나의 계정과목에 뭉뚱그려져 있어 분석이 어려운 항목은 없는지(계정과목세분화) 점검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이렇게 살아 숨 쉬는 계정체계를 유지할 때, 비로소 회계 정보는 과거의 기록을 넘어 미래를 예측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